유니클로 회장 야나이 다다시

사업 구상은 골프장에서 유니클로 회장 야나이 다다시

사람들이 일어나서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는 새벽 6시.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문을 연 상점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일본 후로시마에 있는 옷 가게는 다르다. 바로 1984년 문을 연 일본의 중저가 의류 대표 브랜드 ‘유니클로’ 1호점인데 이 시간이 되면 개점준비로 분주하다. 보통 옷 가게들이 10시에 문을 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니클로는 왜 새벽부터 문을 열었을까? 판매자가 원하는 시간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문을 열기 때문이란다. 10시라면 젊은 사람들은 이미 학교나 회사에 가버린 시간이다. 그래서 유니클로는 젊은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새벽 6시부터 매장을 열었던 것이다.

이처럼 유니클로를 설립하고 ‘고객 제일’ 정신을 내세운 사람이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다. 야나이 다다시는 2009년 미국의 경제전문지<포브스(Forbes)>에서 선정한 일본 최고 부자이다. 닌텐도의 야마우치히로시,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 등 일본의 쟁쟁한 부자들을 밀어내고서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 의류 산업은 성공하기 힘든 산업이다. 너무나 많은 옷들이 싼 가격에 대량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유행도 빠르게 바뀌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저가 의류를 만드는 유니클로 회장이 일본 최고의 부자라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

야나이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1번의 성공을 위해 9번의 실패도 마다하지 않는 오뚝이 형 인간이 되라고 말한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으면 영영 성공은 없다는 것을 야나이 회장은 잘 알고 있다.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된 야나이 다다시는 놀랍게도 예전에는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른 청년이었다고 한다.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입학한 명석한 청년이었지만 대학 시절 히피 문화를 추종하며 빈둥거리며 놀기만 했다. 그런 그가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건 야나이 회장의 아버지가 하던 의류점이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부터다. 점원 7명 중 6명이 가게를 나갔고 결국 아버지는 야나이 회장에게 가게를 물려주게 되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야나이 회장은 이왕 할 거라면 자기 방식대로 잘하자고 다짐했다. 당시 일본의 의류 산업은 급속도로 쇠퇴하고 있었기에 모두들 옷 장사는 안 된다고 손사래 쳤지만 그는 희망을 가지고 도전했다.

의식주 중 하나인 옷을 왜 항상 유행에 따라 바꿔 입어야 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한 야나이 회장은, 라면이나 식료품을 사는 편의점처럼 옷도 싸고 간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즉 멋을 부리기 위해 옷을 입는 것이 아닌 ‘옷의 생필품화’ 전략인 것이다. 그래서 야나이 회장은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면바지나 셔츠, 스웨터, 양말, 속옷, 재킷 등을 색상과 사이즈별로 진열하였다. 가격도 1,000엔 미만, 우리나라 돈으로 13,000원 정도 가격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유행을 좇지 않는 기본형 디자인이었던 터라 유니클로를 찾은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식료품을 사듯 옷을 사갔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색깔별로 옷을 사가는 고객도 많았다. 1990년대 말 일본의 경제가 어려워지자 값이 싼 유니클로는 더욱 인기를 끌었다. 서민들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애용했다.

야나이 회장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불황을 이기는 아이디어 상품인 ‘플리스’를 내놓았다. 등산복 안에 입는 보온용 의류 원단으로 옷을 만든 것이다. 이 제품은 난방비를 줄이려고 하던 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덕분에 대부분의 의류 회사가 문을 닫거나 적자에 허덕이던 2000년, 유니클로의 플리스는 자그마치 2,600만 장이나 팔려 나갔다. 야나이 회장은 불황에도 굴하지 않고 빛을 발한 기업 성공 스토리의 주역으로 조명을 받았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던 야나이 회장의 1승 9패의 정신이 빛을 발휘하여 유니클로는 일본 최고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 주는 골프

야나이 회장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무엇보다 그의 취미를 눈여겨보면 잘 알 수 있다. 야나이 회장의 유일한 취미이자 운동은 바로 골프다. 누구나 아는 골프광이다. 1년에 100차례 정도 골프를 칠 정도로 골프에 빠져 있다.

평소 야나이 회장은 사업 계획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골프를 치기 시작한 뒤로 야나이 회장은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골프의 18홀 코스를 도는 동안 복잡하고 어지러웠던 생각이 가지런히 정리되고, 아울러 골프를 치면서 스스로 정한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과정이 기업 경영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 생각이 정리되고 나면 무수한 사업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고 한다. 많은 CEO들이 골프를 치는 것도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2002년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 대표 자리를 전문 경영인에게 넘겼다. 그러나 그가 물러난 후 유니클로의 판매 실적이 계속해서 떨어졌고 결국 3년 만인 2005년에 야나이 회장은 다시 복귀했다. 3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야나이 회장은 불황에 강했다. 전 세계가 금융 위기로 인해 불황에 허덕이던 2008년에도 ‘제2의 플리스’라 할 수 있는 보온내의 ‘히트텍’을 발표해 2,800만 장을 팔아 일본 최고의 부자로 등극했다.

야나이 회장은 골프를 치면서 배운 끊임없는 도전 정신으로 유니클로를 다시 일본 제일의 부자 기업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골프의 장점

첫째, 비교적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다. 보통의 운동선수가 40세 이전에 은퇴하는 반면 70세가 넘는 골프 선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골프의 수명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신체와 체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켜 주어 유용한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골프 규칙을 지키며 예의를 익힐 수 있을 뿐더러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면서 창의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 또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 주고 자아를 통제할 수 있게 해 준다.

둘째, 두뇌 작용에 많은 도움을 준다. 골프는 신체 운동이면서 종합적인 사고력을 길러 주는 운동이다. 유명한 골프 선수인 아놀드 파머는 “골프의 정신 집중력은 인내력과 순응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만큼 골프는 인내력, 집중력, 순응력, 판단력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럿이 할 수 있는 스포츠다. 등산이나 걷기 운동 등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대중화의 바람을 타고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되었다.

참조 :  운동과 기업 CEO들